CNC가공 사업장에서 발생한 간수치 이상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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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b0842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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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C가공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근로자 2명이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 지표(BEI)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함. 경도 내지 중등도 소견을 보여 간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C1, D1 판정된 경우임.
본문
CNC가공 사업장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 노출 사례는 이전 중부 직업병 안심센터에서 1월에 보고된 바가 있다.
본 사례 역시 특수건강진단 기관에서 보고된 유사한 사례로, 동일한 CNC가공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근로자 2명이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 지표(BEI)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하였고 AST 50~70 내외, ALT 100~150 내외, GGT 80~120 내외의 경도 내지 중등도 소견을 보여 간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C1, D1 판정된 경우이다.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이며, 이번 <주목할 만한 사례>를 통하여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트리클로로에틸렌은 주로 금속을 세척하거나 윤활하는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기용제이다. 화학적으로 에틸렌(ethylene)의 수소 4개 중 3개가 염소로 치환된 구조이기 때문에 trichloroethylene(트라이클로로에틸렌)이라는 관용명(common name)이 널리 사용되며, 산업 현장에서는 TCE라는 약어로 불린다. TCE는 직업성 질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할로겐화 탄화수소(halogenated hydrocarbon)이며, TCE에 의한 독성 간염은 한국에서도 가장 많이 보고되는 직업성 질병 사례 중 하나이다.
CNC가공은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의 약어로 컴퓨터를 통해 미리 설계도를 입력하여 정밀한 부품을 만드는 공정을 말하며, 주로 금속 부품에 통용된다. CNC가공에서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절삭유(또는 윤활유)와 세척제이다. 금속을 깎아내는 과정이 많기 때문에 마찰열을 줄이고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절삭유를 사용해야 하는데 흔히 말하는 금속가공유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 금속가공유는 규제로 인하여 수용성을 사용하며 별도의 계면활성제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속가공유의 품질이 가공품의 품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삭 공정에서 유기용제에 다량으로 노출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산업보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세척제이다. 가공된 금속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세척해야 하므로 다량의 세척제를 반복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사업장의 입장에서 대용량의 유기용제를 한번에 쓰게 되는 유인이 된다. 여기서 산업보건적으로 유의해야 할 점은 TCE보다 저렴한 디클로로메탄 등 다른 유기용제를 섞어서 세척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과거 세척제로 메탄올을 사용하여 메탄올 시신경염으로 근로자가 집단으로 실명한 사례도 있었다.
본 사례의 사업장에서도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살펴보면 디클로로메탄의 연간 사용량이 TCE의 10배 이상으로, 세척제 용도로 두 물질을 섞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디클로로메탄 역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산업용 유기용제이며, 메테인(methane)의 수소 2개가 염소로 치환된 구조이다. 관용명인 methylene chloride의 앞 글자를 따서 MC 또는 dichloromethane의 약어로 DCM이라고 불린다.
유기용제에 의한 직업성 독성 간염의 기전은 크게 4가지로, 간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hepatocellular injury, 담즙 정체를 유발하는 cholestatic, 이 둘이 혼합된 mixed, 그리고 면역이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idiosyncratic(또는 immune-mediated)이다.
TCE에 의한 독성 간염은 주로 면역 매개로 인하여 발생하며 간기능검사에서 악화가 현재하고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MC에 대하여는 다량 노출될 경우 간세포에 의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로 간세포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토대로 보았을 때, CNC가공 사업장 근로자에서 발생하는 TCE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에 따른 직업성 질병 의심 사례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 TCE에 의한 간독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할 정도로 TCE에 다량 노출된 상황에서 TCE가 간독성을 일으켰다면 임상적으로 더 악화되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TCE가 단독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인다. 요중 삼염화초산은 다른 유기용제에도 다량 노출되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작업환경에 대한 대리 지표로 보이며, 혼용하여 더 많이 사용한 MC 또는 보고되지 않은 다른 유기용제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나타난 간독성일 수 있다.
특수건강진단이 적용되지 않는 물질을 써서 TCE 대체 세척제로 친환경 세척제로 광고되는 세척제를 사용하였다가 간독성이 발생하거나 MSDS에서는 MC로 등록하고 다른 유기용제를 세척제를 사용하여 간독성이 발생한 사례가 직업병 안심센터를 통하여 보고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특수건강진단에서 디클로로메탄은 신경계와 심혈관계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기 때문에 현 제도에서 간독성에 대한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는 구조이며, 위 사례들에서도 특수건강진단이 아니라 일반건강진단에서 간독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 특수건강진단을 통하여는 원인 물질에 대한 오분류가 일어날 수 있고, 선별(screening)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금속 부품에 대한 세척제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간독성이 발생한 사례는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특수건강진단 제도를 비롯한 산업보건 제도가 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지는 못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반복되어 보고되는 만큼 직업병 안심센터를 통하여 직업의학적으로 전문적인 사례 분석을 누적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https://kodscjbnews.org/main/bbs/board.php?bo_table=jbnews&wr_id=654
김윤중. (2017). 화학물질 취급 관리방안에 따른 위험성평가 실시 결과. 산업보건, 345, 35-39.
Malaguarnera, G., Cataudella, E., Giordano, M., Nunnari, G., Chisari, G., & Malaguarnera, M. (2012). Toxic hepatitis in occupational exposure to solvents.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18(22), 2756–2766.
Kathleen M. Gilbert, Beata Przybyla, Neil R. Pumford, Tao Han, James Fuscoe, Laura K. Schnackenberg, Ricky D. Holland, Jason C. Doss, Lee Ann MacMillan-Crow, and Sarah J. Blossom
Chemical Research in Toxicology 2009 22 (4), 626-632
Kim HR, Kim TW. Occupational Hepatic Disorders in Korea. J Korean Med Sci. 2010 Dec;25(Suppl):S36-S40.
Agency for Toxic Substances and Disease Registry (ATSDR). (2000). Toxicological Profile for Methylene Chloride.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본 사례 역시 특수건강진단 기관에서 보고된 유사한 사례로, 동일한 CNC가공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근로자 2명이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 지표(BEI)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하였고 AST 50~70 내외, ALT 100~150 내외, GGT 80~120 내외의 경도 내지 중등도 소견을 보여 간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C1, D1 판정된 경우이다.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이며, 이번 <주목할 만한 사례>를 통하여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트리클로로에틸렌은 주로 금속을 세척하거나 윤활하는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기용제이다. 화학적으로 에틸렌(ethylene)의 수소 4개 중 3개가 염소로 치환된 구조이기 때문에 trichloroethylene(트라이클로로에틸렌)이라는 관용명(common name)이 널리 사용되며, 산업 현장에서는 TCE라는 약어로 불린다. TCE는 직업성 질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할로겐화 탄화수소(halogenated hydrocarbon)이며, TCE에 의한 독성 간염은 한국에서도 가장 많이 보고되는 직업성 질병 사례 중 하나이다.
CNC가공은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의 약어로 컴퓨터를 통해 미리 설계도를 입력하여 정밀한 부품을 만드는 공정을 말하며, 주로 금속 부품에 통용된다. CNC가공에서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절삭유(또는 윤활유)와 세척제이다. 금속을 깎아내는 과정이 많기 때문에 마찰열을 줄이고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절삭유를 사용해야 하는데 흔히 말하는 금속가공유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 금속가공유는 규제로 인하여 수용성을 사용하며 별도의 계면활성제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속가공유의 품질이 가공품의 품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삭 공정에서 유기용제에 다량으로 노출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산업보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세척제이다. 가공된 금속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세척해야 하므로 다량의 세척제를 반복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사업장의 입장에서 대용량의 유기용제를 한번에 쓰게 되는 유인이 된다. 여기서 산업보건적으로 유의해야 할 점은 TCE보다 저렴한 디클로로메탄 등 다른 유기용제를 섞어서 세척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과거 세척제로 메탄올을 사용하여 메탄올 시신경염으로 근로자가 집단으로 실명한 사례도 있었다.
본 사례의 사업장에서도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살펴보면 디클로로메탄의 연간 사용량이 TCE의 10배 이상으로, 세척제 용도로 두 물질을 섞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디클로로메탄 역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산업용 유기용제이며, 메테인(methane)의 수소 2개가 염소로 치환된 구조이다. 관용명인 methylene chloride의 앞 글자를 따서 MC 또는 dichloromethane의 약어로 DCM이라고 불린다.
유기용제에 의한 직업성 독성 간염의 기전은 크게 4가지로, 간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hepatocellular injury, 담즙 정체를 유발하는 cholestatic, 이 둘이 혼합된 mixed, 그리고 면역이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idiosyncratic(또는 immune-mediated)이다.
TCE에 의한 독성 간염은 주로 면역 매개로 인하여 발생하며 간기능검사에서 악화가 현재하고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MC에 대하여는 다량 노출될 경우 간세포에 의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로 간세포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토대로 보았을 때, CNC가공 사업장 근로자에서 발생하는 TCE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에 따른 직업성 질병 의심 사례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 TCE에 의한 간독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할 정도로 TCE에 다량 노출된 상황에서 TCE가 간독성을 일으켰다면 임상적으로 더 악화되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TCE가 단독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인다. 요중 삼염화초산은 다른 유기용제에도 다량 노출되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작업환경에 대한 대리 지표로 보이며, 혼용하여 더 많이 사용한 MC 또는 보고되지 않은 다른 유기용제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나타난 간독성일 수 있다.
특수건강진단이 적용되지 않는 물질을 써서 TCE 대체 세척제로 친환경 세척제로 광고되는 세척제를 사용하였다가 간독성이 발생하거나 MSDS에서는 MC로 등록하고 다른 유기용제를 세척제를 사용하여 간독성이 발생한 사례가 직업병 안심센터를 통하여 보고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특수건강진단에서 디클로로메탄은 신경계와 심혈관계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기 때문에 현 제도에서 간독성에 대한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는 구조이며, 위 사례들에서도 특수건강진단이 아니라 일반건강진단에서 간독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 특수건강진단을 통하여는 원인 물질에 대한 오분류가 일어날 수 있고, 선별(screening)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금속 부품에 대한 세척제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간독성이 발생한 사례는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특수건강진단 제도를 비롯한 산업보건 제도가 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지는 못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반복되어 보고되는 만큼 직업병 안심센터를 통하여 직업의학적으로 전문적인 사례 분석을 누적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https://kodscjbnews.org/main/bbs/board.php?bo_table=jbnews&wr_id=654
김윤중. (2017). 화학물질 취급 관리방안에 따른 위험성평가 실시 결과. 산업보건, 345, 35-39.
Malaguarnera, G., Cataudella, E., Giordano, M., Nunnari, G., Chisari, G., & Malaguarnera, M. (2012). Toxic hepatitis in occupational exposure to solvents.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18(22), 2756–2766.
Kathleen M. Gilbert, Beata Przybyla, Neil R. Pumford, Tao Han, James Fuscoe, Laura K. Schnackenberg, Ricky D. Holland, Jason C. Doss, Lee Ann MacMillan-Crow, and Sarah J. Blossom
Chemical Research in Toxicology 2009 22 (4), 626-632
Kim HR, Kim TW. Occupational Hepatic Disorders in Korea. J Korean Med Sci. 2010 Dec;25(Suppl):S36-S40.
Agency for Toxic Substances and Disease Registry (ATSDR). (2000). Toxicological Profile for Methylene Chloride.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 사업장에서는 다량의 세척제를 반복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많은 사업장이 TCE보다 저렴한 디클로로메탄 등 다른 유기용제를 섞어서 세척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 실제 TCE에 의한 간독성일 수 있으나,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할 정도라면 TCE가 단독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아보임.
- 특수건강진단에서 디클로로메탄은 신경계와 심혈관계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기 때문에 원인 물질에 대한 오분류가 일어날 수 있음.
주목할만한 직업병 사례중부 직업병 안심센터 2024년 11월 21일 |
CNC가공 사업장에서 발생한 간수치 이상 소견
- CNC가공 사업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근로자 2명이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 지표(BEI)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함. 경도 내지 중등도 소견을 보여 간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C1, D1 판정된 경우임.
- 사업장에서는 다량의 세척제를 반복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많은 사업장이 TCE보다 저렴한 디클로로메탄 등 다른 유기용제를 섞어서 세척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 실제 TCE에 의한 간독성일 수 있으나, 요중 삼염화초산이 기준치를 초과할 정도라면 TCE가 단독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아보임.
- 특수건강진단에서 디클로로메탄은 신경계와 심혈관계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기 때문에 원인 물질에 대한 오분류가 일어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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